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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盧정부처럼 `공포 마케팅` 하나…상한제 지정 겁주는 김현미
등록일 2019.11.08 조회수 49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첫 지정을 보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 때의 투기지역이 떠오른다. 처음에 일부 지역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훨씬 넓게 확대될 수 있어서다. 핀셋이 그물이 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6일 서울 27개 동을 민간택지 상한제 지역으로 ‘핀셋’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도 같은 시에서 일부 지역을 해제했다. 그동안 시·군·구 이상으로 설정했던 규제 지역 단위를 ‘동’으로 축소했다.

최소 시·군·구 단위의 규제를 둘러싼 논란과 자치단체들의 반발이 있었다. 같은 시·군·구 내에서도 동에 따라 가격 등 주택시장 온도 차가 크기 때문이다.

국회에는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동 단위로 지정하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다.

정부도 이를 반영해 동 단위로 축소했다. 규제 단위를 줄이는 것은 규제를 최소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앞으로 투기과열지구도 동 단위로 지정할 수 있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날 서울 27개 동이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됐다.


투기지역은 관련 시행령에 시·군·구 단위로 지정하게 돼 있어 동 단위로 지정할 수 없다. 정부가 이번에 규제 범위를 동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셈이어서 앞으로 관련 법령을 바꿔 투기지역도 동 단위로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핀셋 규제가 핀셋 수준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규제가 없는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나 반사이익 때문이다.

투기지역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02년 말 만들어졌다. 당시 정부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고 부동산 투기를 근절시키기 위해 양도세의 투기억제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도입 목적을 설명했다. 투기지역에선 당시 기준 금액인 기준시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양도세를 부과하고 양도세를 중과(기본세율에서 15%포인트 내 탄력세율)한다.

투기지역 지정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에서 정해졌다.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는 위원장 기획재정부(당시 재정경제부) 차관, 부위원장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 차관이었고 민간위원 6명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상한제 지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은 국토교통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25명 이내에서 구성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한다.

2003년 1월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가 처음 열렸으나 투기지역 지정을 하지 않았다. 2월 2차 심의에서 대전 서구·유성구와 천안을 처음으로 지정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뒤인 2003년 4월 4차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에서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광명시를 추가했다.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는 거의 매달 열리며 투기지역이 2007년 6월 52차 심의 때 전국 93곳까지 늘었다. 전국 250개 시군구의 40%에 가까웠다. 이 사이에 대구 수성구 등 일부는 지정과 해제를 반복하기도 했다.

▲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신천동 네 미성클로버 진주 아파트 재건축 단지. 내년 4월 29일까지 일반분양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하지 못하면 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정부는 민간택지 상한제 지역 지정을 위한 주거정책심의위를 정기적으로 열 계획은 없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언제든 추가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일 지정을 `1차`로 못 박았다.

박선호 국토부 차관은 7일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계속 예의 주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서 2차, 3차 지정이 추가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 설명을 보면 앞으로 상한제 지역을 계속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정비사업이 초기 단계로 분양이 가시화되지 않은 지역은 이번 지정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분양이 가시화하면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그 전에라도 “시장 불안 우려가 있으면 신속히 추가 지정하겠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최대 범위인 전국 31곳 투기과열지구 전체를 지정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에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안심할 수 없다.

이는 정부가 시장에 상한제 칼을 꺼내 보이며 겁주는 셈이다. 지정되지 않은 곳도 상한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추가 지정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고 동별로 지정한 핀셋 규제가 정부 기대와 달리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그 전에는 두고 보다 분양 직전에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하면 5년 이상 걸리는 주택사업에 필수적인 정책 신뢰와 예측성이 떨어지게 된다.

세제와 대출은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만 판매 가격은 공급과 직결된다. 가격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상한제라는 크고 무거운 칼을 수술용 칼로 쓸 수 있을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방송에 나와 상한제에 따른 공급 위축 우려를 ‘공포 마케팅’이라며 일축했다.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민간택지 상한제가 ‘공포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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